프랑스 남부의 숨은 보석 까시스(Cassis)라는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고 왔어요. 작은 어촌 마을인데 깔랑끄로 가는 출발점이 있어서 유명한 곳입니다. 깔랑끄는 절벽이 침식되어 깊이 들어간 바닷가가 만들어진 지형을 말하는데요. 카약으로 가거나, 하이킹을 하거나 하는 방법밖에는 접근 방법이 없어서 성수기에도 사람이 많지 않고, 그만큼 깨끗한 자연을 보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깔랑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En Vau까지 하이킹으로 다녀왔습니다. 안내서에는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나와 있지만 제 저질체력으로  3시간이 꼬박 걸렸고요. 34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왕복 6시간 넘게 산을 탔더니 나중에는 다리가 움직이지를 않았어요. 그렇지만 이 고통을 감수할만큼 아름다운 곳이었고, 며칠 지나니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깔랑끄에 하이킹으로 가실 분들은 개인당 물 1.5리터 이상 꼭 준비하시고요. 바닷가에서 수영을 해야 하니 비키니 꼭 준비하시고요. 중간에 먹을 초코바, 바나나 등 에너지 식품들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바닷가에서 먹을 과일과 샌드위치 꼭! 가져가시고요^^ 오랫동안 놀아야 하니까요. 


지금부터 순서대로 깔랑끄 가는 법을 보여드릴께요.


깔랑끄로 가는 시작점은 Presqu'ile 이라는 주차장입니다. 넓은 공터같은 곳으로 우선은 이 곳으로 가는 표지판을 따라 주택가를 걸어갔습니다. 



주택가를 걷다보면 주차장이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이런 - 자 모양의 표식을 따라가게 됩니다. 빨강-흰선을 따라가다가, 빨간-파란선을 따라가다가 나중에 파란선으로 들어서자는게 저희의 계획이었어요. 이건 깔랑끄 하이킹 지도를 받으시면 나와 있습니다. 순서는 Port-Miou - Port Pin - Calanque d'En Vau 이런 순이예요.


지도 출처 : http://www.ot-cassis.com/fr/telechargements/ 지도 외에도 까시스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으니 여행 전에 확인하시면 좋습니다.








30분 넘게 걷다보니 Port-Miou 의 요트 정박장이 나옵니다.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요트도 많이 세워져 있었어요. 






1시간 30분쯤 지나 Port Pin 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 때도 너무 지친 상태라서 그냥 여기에서 놀자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기가 En Vau 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잠시 앉아 있었답니다. 이 곳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물도 맑았고요. 

그렇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기 때문에 다시 한번 힘을 내서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절벽을 지나 가장 힘든 마지막 구간. 숨이 차서 헉헉 소리가 나오고, 오전시간에 출발했지만 9시가 넘으면서부터는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머리가 타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사람들도 모두 중간에 쉬었다가 출발하고, 물 마시면서 쉬고 그렇게 서로 격려하면서 같이 하이킹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절벽구간도 나와서, 손을 짚고 엉덩이를 땅에 대고 내려가야 하는 구간도 있었어요. 15세 이하 어린이는 조금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돌쟁이 아가를 업고 아이들 둘을 데리고 가는 가족도 만났어요. 여기 사람들은 정말 하이킹을 좋아하는가 봅니다.





자, 3시간의 고된 등산길 끝에 만난 천국 깔랑끄 En Vau 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이렇게 마주하고 있자니 감동적이더라고요. 사진보다 훨씬 절벽이 높고 웅장했고, 바다는 더 맑고 깊었습니다. 3시간의 산행 끝에 이 곳에 도착한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옷을 벗고 바다로 뛰어 들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카약으로 출발한 사람들도 속속 도착합니다. 이 분들도 땀에 젖어 있었어요. 아마 제가 느끼는 다리의 고통만큼 팔의 고통으로 느끼고 계시겠죠. 이 분들도 도착하자마자 구명조끼 벗고 바로 바다로 입수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며 놀았어요. 제 남편도 절벽 다이빙에 동참해 봅니다.

구글에서 멋진 바다의 사진 한장을 보고, 그 사진에 새겨져 있는 En Vau 라는 글자를 구글 검색한 끝에, 1년 만에 여기에서 실제로 수영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감동적이었겠어요. 이 여행을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 고통을 다 감수하고 여기 오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모릅니다. 





오전 7시에 출발해서, 깔랑끄에 도착한 시간 11시였고요. 3시까지 놀고 다시 출발해서 처음 출발한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7시였습니다. 하루가 꼬박 걸린 긴 등산이었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마지막에 주차장에 도착하고 나면, 이렇게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작은 음료수 가게가 있습니다. 발을 질질 끌며 억지로 한 발 한 발 떼던 사람들이 이 가게를 보자마자 발걸음이 빨라지는 광경에 웃음이 났습니다. 저도 물론 그랬지요. 아이스티 한 잔이 생명수처럼 느껴졌답니다. 


이 주차장을 지나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Bestoun Beach 가 있어요. 여기도 작은 보석같은 비치입니다. 파도가 잔잔하고 자갈 해변이어서 조용히 해수욕하기 정말 좋아요. 



혹시 남부 프랑스로 여행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Cassis에 들러서 깔랑끄 투어도 하시고 바닷가도 방문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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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2015.09.14 2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까시스깔랑끄 반해서 여기서 며칠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트레킹코스가 9월엔 닫는다고 하드라고요ㅠ 유람선이나 다른것을 타고 깔랑끄에 내려서 수영할수도 있나요?ㅠ

    • Favicon of http://www.happyblog.kr BlogIcon 열심히 2015.09.16 1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쵸 여기 며칠 있음 정말정말 좋으실 거예요^^ 9월에는 트래킹코스가 닫는군요.. 저는 저 가는 시기만 알아봐서 그건 몰랐어요.
      유람선 타고 가는건 구경만 하고 멀찍이서 유턴해서 돌아가요. 그 배가 규모가 좀 있어서 그런지 해안가까지 깊이 들어오지는 못하더라고요.
      트래킹 안하시는 분들은 카약타고 많이 들어오시더라고요. 아마 카약은 9월에도 탈 수 있지 않을까요~?^^ 전 다음에 가면 카약 한번 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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